올바른 가치기준이 망가지면 안 된다

박광희 기자 sv5@ | 기사입력 2020/04/14 [01:19]

올바른 가치기준이 망가지면 안 된다

박광희 기자 sv5@ | 입력 : 2020/04/14 [01:19]

 

    

 

▲ 논설위원 김 동 진  



     
올바른 가치기준이 망가지면 안 된다           

                                                                   논설위원 김 동 진

 

군사독재 시대에 자칫하면 걸려들어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의 하나가 반공법에 규정된 불고지죄였다. 일가친척이든 뭐든 간에 반공법에 위반된다고 의심되면 중앙정보부나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 되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가 막상 범인(?)이 잡히기라도 하면 당장 범죄연루자로 몰려 함께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내가 죄를 지지 않았더라도 우선 고지(告知)부터 해야 되는 게 반공법 특유의 독소조항이라고 해서 폐지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많은 법적 제한조치를 받고 있으며 이를 준수하는 것이 시민으로서의 도리다. 준법정신이 잘 지켜지는 나라는 사회가 안정되고 시민들이 행복한 나라다. 나 자신이 법을 지키면 되는 것이지 구태여 남에게까지 감 놔라 배 놔라 할 필요는 없겠지만 현저한 위법행위가 있으면 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게 민주시민의 도리라고 가르치기도 한다.

이른바 고발정신이다. 사회악이라고 지칭될만한 행동을 목격하거나 자신에게 가해지는 해악에 대해서 이를 사직당국에 고발하는 것은 건전한 시민으로서의 의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고소 고발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나치게 자신의 이해에 민감하여 특별히 상대를 고소 고발할 필요가 있겠느냐 하는 사소한 듯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옛말에 집안 망하려면 송사하라고 했다.

형사든 민사든 간에 자기들 끼리 타협하여 합의를 이루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 고소 고발부터 해놓고 타협하는 것은 하지하수(下之下手)가 하는 일이다.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변호사가 너무나 많아 일거리를 만들어야 할 때가 많다는데 우리나라도 로스쿨이 생기면서 변호사의 위상이 퍽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변호사 숫자가 많아서 생기는 현상이지만 사회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어 법적인 문제는 계속 불어날 것이다. 그래도 한국의 고소 고발사건이 일본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많다는 것은 권리 남용의 폐가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꼭 필요한 경우에는 고소 고발 고지 신고 어느 것이든 서슴지 말고 해야만 한다. 그런 경우는 사회에 해를 끼치는 범죄자에 대한 신고를 말한다.

살인, 강도 절도 뺑소니 사기 등 범죄는 용납할 수 없는 사회악이다. 이를 목격하거나 직접 피해자가 되었을 경우에는 서슴없이 경찰 등에 신고하여 더 이상 나쁜 행위가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민으로서의 권리요 의무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사직당국에 알리지 않는다면 그는 시민으로서의 자격상실자다. 이는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사회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의무사항이다. 그런데 이번에 괴이한 사건이 생겼다. 성 착취 등의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조주빈이라는 청년은 스스로를 악마라고 지칭한다.

이 악마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유명한 인사 세 사람에게 접근하여 엄청난 돈을 받았다. Jtbc사장 손석희와 광주광역시장을 지낸 윤장현 그리고 손석희와 고소 고발관계에 있는 김웅이라는 기자다. 손석희는 언론인으로서 누구보다도 명석한 언변을 보이며 TV의 명 앵커다. 그가 (전)대통령 박근혜 탄핵과 관련하여 많은 화제를 제공한 것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손석희가 뺑소니 사고와 관련되었다는 뉴스는 별 것 없었지만, 그 뒤안길에서 이를 폭로한 김웅과 티격태격하면서 명성에 금이 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천만 뜻밖에도 조주빈에게 거액을 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의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조주빈의 가족 살해와 관련된 공갈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려고 돈을 줬다고 말하고 있지만 얼른 납득이 안 된다.

김웅 역시 조주빈에게서 큰 건을 터뜨릴 수 있는 정보를 얻으려고 큰돈을 건넸다. 기자의 윤리의식조차 저버린 옐로우페퍼의 전형이다. 이런 사람들이 언론계에서 기생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질서는 더욱 혼란해지고 올바른 가치기준이 망가진다. 윤장현은 이미 가짜 권양숙에게 속아 거액을 헌납하는 등 사회적으로 매장될 대로 매장된 사람이다. 광주광역시는 광주학생운동의 발상지요 5.18민주화운동의 성지로 전국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는 고장이다. 시장에 당선하였다는 것은 개인의 명예요 광주시민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꼴인가. 또 가짜 청와대 무슨 실장에게 속아 넘어가다니 그렇게 허술한 사람이 어떻게 YMCA운동을 하고 정치할 생각을 했단 말인가. 이들도 모두 인간인지라 개인적인 강점과 약점은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정도의 사회적 평가를 받고 명성을 얻은 사람이라면 사회적 국가적 범죄행위에 대한 강력한 도전과 징벌에 용감하게 나서야 했다. 조주빈이라는 하찮은 악마의 전화 한 마디는 누가 보더라도 주요범죄다. 이를 감추고 혼자 안고 가려고 했다면 그 행위 자체가 범죄에 동조한 셈이다. 얼굴 좀 알려졌다고 뜯어 먹으려는 사람이 많다고 변명할 게 아니라 과감하게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면 즉각 처리되었을 일 아닌가. 뭔가 숨기려는 게 있는지 오히려 궁금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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